요즘 무얼 읽었나 - 2009년

요즘 무얼 읽었나 - 2008년

1. 영조를 만든 경종의 그늘 / 글항아리 - 그 형제는 우애가 좋았다는 다 아는 얘기를 길고 지루하게 씀.
2. 대청제국 / 휴머니스트
3. 조선왕릉 잠들지 못하는 역사 / 다할미디어 - 비슷 비슷한 책, 참 많다.
4. 통찰력사전 / 글항아리 - 사기에 나오는 좋은 글들만 가려 뽑은, 읽기 쉽고 또 잊기도 쉬운 책. 제목과는 무슨 관계인지 이해불가.
5. 기적의 식물 알로에 다시보기 / 나무와 숲
6. 칭기즈칸의 세계화 전략 몽골병법 / Korea.com - 몽골의 군제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세계사까지 아우르려는 야심찬 시도는 대체로 좋았는데, 몽골 기병을 사무라이와 비교해 수준이 떨어진다고 평한 부분에서 피식. 저자가 일본인임을 감안한다 해도 참 아무거나 붙여서 비교하는구나.
7. Classic 명반의 산책 / 파워북 - 이런 보석같은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이 평생을 통해 모은 지혜를 전수받을 수 있음에 감사. 무임승차에 대한 다소의 민망함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인생이 짧아 두 번 갈 시간이 없으니 남의 길 위에 내 길을 덧대어 더 풍요로워 지기를 바랄 뿐이다.    
8. 신들의 나라 인간의 땅 / 비채 - 많고도 많은 인도 기행문인데, 적절히 어우러진 사진과 종교에 대한 저자의 열린 마음이 마음에 든다.
9. 까마귀의 향연(얼음과 불의 노래 4부) / 은행나무 - 너무나 기다리던 너무나 반가운 책인데, 막상 너무 오랫만에 보는지라 앞의 내용이 가물가물해서 혼났다. 그래도 역시나 첫 손에 꼽고 싶은 대작에 명작! 일년에 한 편이라도 꼭 나와주면 좋으련만.
10. 나라 훔친 이야기 / 창해 - '대망'과 너무 비슷한 스타일이라, 같은 작가가 아닌가 착각도 했다. 참 재밌게 잘 쓴 책. 일본 전국시대의 살모사 사이또 도산에 대해 쓰려던 것이 연재를 하다보니 그의 영향을 받은 노부나가와 미쓰히데까지 이어지게 되었다는데, 결론적으로 도산보다는 뒷 두 사람의 이야기가 더 조명이 된 듯도 싶다. 제목도 어설프게 되어 버렸고. 어쨓든 노부나가 스토리는 언제 보아도 매력적인지라 별 불만 없이 즐겁게 읽었다.
11. 올랜도 / 평단문화사 - 어려울 것 같아 기피하고 있었는데, 버지니아 울프가 이렇게나 글을 잘 썼구나, 명성이 그냥 있는 게 아니구나 시종 감탄하면서 읽은 책. 번역도 무난하고.
12. 베토벤의 가계부 / 마음산책 - 22명의 정말 유명한 음악가들의 대체로 궁핍한 삶(예외도 있음)을 다룬 책. 일단 '위대한 천재 예술가들은 돈을 못 벌었기 때문에 가난했다'라는 일반적인 관념을 깨기에는 좋은 책. 알고 보니 모차르트나 베토벤은 생각과 달리 아주 아주 많이 번 사람들이었다! 씀씀이가 그보다 더했기에 가난했지만.
13. 중국을 뒤흔든 아편의 역사 / 에코리브르 - 참 공들여 쓴 책인데 왠지 와 닿지를 않는다. 어렵다는 것과는 또 다른 의미로 흥미가 생기지 않는 책.
14. 시간이 머무는 도시 그 깊은 이야기 / 디자인하늘소 - 좀 덜 유명한 도시들의 기행문. 깊은 이야기까지는 아니고.
15. 소프라노 신영옥의 꿈 꾼 후에 / 휘즈프레스
16. 에도시대의 고문형벌 / 어문학사 - 아주 많은 삽화를 수록한 아주 친절한 책. 읽으면서 문득, 특정 분야에서 일본인들이 왜 그렇게 '결박'에 집착하는 지 아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17. 뇌졸증 이겨낼 수 있다 / 서원 미디어
18. 식인양의 탄생 / 함께 읽는 책 - 제목에 제대로 낚임.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문명학 개론이라고나 할까. 오기가 나서 도대체 어느 부분에 어떻게 식인양이 등장하는지 보려고 끝까지 읽었다.
19. 살아있는 길, 실크로드 240일 / 까치 - 고만고만한 실크로드 기행문 중 단연 돋보이는 책. 그 흔한 사진 한 장 없이 이리 알맹이가 꽉 찬 책이 나왔으니, '생존하는 가장 위대한 여행작가가 쓴 현대 여행기록의 본보기'라는 어마어마한 홍보문구에 대충 동의하지 않을 수가 없다. 주변 소수민족을 억압하고 그들의 역사를 가로채는 중국의 작태에 대한 통렬한 비꼼에 마음이 다 후련하다. 그간 동양인이 쓴 실크로드 기행문만 봐 왔던지라 서양인의 시각이 참신하기도 하고. 
20. 황제의 무덤을 훔치다 / 돌베개 - 부질없는 미련과 욕심으로 정작 자신의 시신하나 온전히 보전하지 못한 황제들에 강희와 건륭이 포함된다는 게 유감이다.    
21. 아나키즘 / 책세상 - 공산주의로부터도 민주주의로부터도 버림받은 서러운 이상, 이상중의 이상 아나키즘을 비교적 쉽고 간결하게 풀어줬다. 아나키즘이 '무정부주의'가 아니라 '무강권주의'라는 건 처음 알았다. 요즘처럼 내 뜻은 단 1g도 반영되지 않는 이 대의민주주의와 한없이 팽창하여 터질 일만 남은 듯한 '국가'를 보고 있으면, 절로 아나키스트가 되지 싶다.  
22. 이기는 습관 2 / 쌤앤파커스 - 워낙 유명한 책이라 덜컥 집었는데, 제 2권 -_-   무려 6권까지 있네. 저자가 다 다르니 역시 오리지널은 1권이려나.
23. 그래도 돈 버는 사람은 있다 / 위즈덤하우스
24. 나 홀로 창업 오퍼상이나 해 볼까 / 중앙경제평론사 - 읽고 나서 느낀 점, 아, 할 게 못 되는구나. 저자님, 미안요!
25. 불안은 내려놓고 가볍게 날아 올라봐 / 21세기 북스 - 내용도 구성도 번역체도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책. 아깝게 시간만 버렸네.
26. 눈물의 땅, 팔레스타인 / 프로네시스 - 지구상에 존재했던, 그리고 현존하는 모든 국가를 통틀어 최악의 깡패국가를 꼽으라면 단연 이스라엘을 꼽겠다. 미국이라는 뒷배를 믿고 그들이 팔레스타인에서 행하고 있는 만행은 그 어떤 홀로코스트보다도 악랄하다. 과연 이 책을 읽고도 '그들도 살아남으려니 어쩔 수 없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픈 책.  
27. 싱글도 습관이다 / 나무 수
28. 왜 나무아미타불인가 / 불광출판사 - 정토종에 관한 설명이 조금 산만하기는 하지만 읽기는 쉬운 책
29. 도쿄 디즈니랜드 스토리 / 한스 미디어 - 매뉴얼의 미국, 매뉴얼 그 이상의 일본!
30. 마지막 나팔소리 / 한국학술정보 -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이야기 구성의 유치함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지나다니다 이리저리 받게 되는 종말에 관한 교회 찌라시들의 묶음, 딱 그것.
31. 일본의 상도 / 창해 - 일본의 대표적인 5개 지역의 상인집단과 그에 속하는 기업, 점포들의 이야기. 일본에는 천년 이상된 점포가 여섯 개, 백년 이상된 점포는 500개 이상이라니, 한 해에도 수없이 업종이 바뀌는 가게들만 보던 눈에는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하다. 직접 발로 뛰어서 찾아낸 이야기들이 무척이나 생생하고 마음에 와 닿는다. 공들여 잘 쓴 깊이 있는 책이라 읽는 보람이 있다. 
32. 켈트 신화와 전설 / 황소자리 - 기대만큼 유익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33. 동북아 곰 신화와 중화주의 신화론 비판 / 동북아역사재단 - 읽는 중
34. 팀장이 절대로 해서는 안될 101가지 행동 / 아인북스 - 읽는 중
35.
36.
37.
38. 


 



by amapola | 2009/12/16 14:32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덧글(2)

부디 나영이에게 기적을


누군가를 위해 정말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이 분노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그 형량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나, 곰곰 따져 보면 그 어린 아이가 무엇으로도 치유될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무엇으로도 보상해 줄 수 없는 무기력함에 분노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아이의 몸이, 또 마음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주고 싶은 게 사람들의 마음일 것이다. 모금운동을 해서 그렇게 된다면 기꺼이 할 것이고 촛불을 들라면 들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슬프게도, 아이는 평생 회복될 수가 없다고 한다.

대장과 항문, 생식기가 없이 평생 비닐을 차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열 살의 나영이는 어찌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나, 아이가 자라 스물이 되고 서른이 되어서 느끼게 될 더 큰 절망을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진다. 이제 겨우 열 살 인데, 앞으로 남은 날이 족히 70년이 될 터인데, 그 칠흙같은 어둠의 삶을 도대체 어찌 살아갈 것인가. 이 아이를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다. 그러니 절망하고 분노할 수 밖에.
굳이 딸 가진 부모가 아니라도, 팔팔하게 젊은 독신의 젊은이라도 생각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 개새를 위해 감형을 탄원했다는 년놈들이 실존한다면, 그것들만 빼고는 말이다.

법. 약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이 때려죽일 놈의 법. 크게 잘못됐다는 걸 온 천하가 다 아는데도 정작 법을 아는 사람들만 요지부동인 이 미친 놈의 법, 저 꼭대기 대통령부터가 지킬 필요가 없다는 걸 차고 넘치게 보여주고 있는 이 개똥만도 못한 법. 몇 시간을 욕을 해도 가슴 속의 응어리가 전혀 사그러지지 않는다.

이번 나영이 사건의 처리에 대해 진정으로 마음에 드는 의견이 있다.
1) 가해자 조씨를 당장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하라. 법이 어찌 처리하는지는 이미 잘 봤고, 어머님의 청와대 탄원도 부질없는 짓이다. 기독교인으로 추정되는 개새에게 장로 가카께서 '특별사형령'을 내리실 리 만무하지 않은가. 높은 분들은 늘 하시던대로 서민 일에 관심 끊으시고, 이번 일은 국민이 국민의 마음으로 심판하게 하라.

2) 아동 성범죄자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전자팔찌 당장 철회하라. 대신 그들이 자기 자식들과 함께 오손도손 모여 살 수 있는 그들만의 특별 구역을 마련해 주라. 자기 자식을 지키고 싶은 진한 부성애가 그들에게서도 싹틀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할 것 아닌가. 그 특별 구역에는 그들의 인권을 위해 각별히 힘써온 각종 단체 옹호자들과, 그들에게 한없는 너그러움을 베풀어준 해당 사법부 인사들, 그리고 '사랑'에 대해 아주 일가견이 있는 특정 종교인들도 함께 살게 하라. 그리되면 모두가 평소 자기 소신대로, 주장대로 살 수 있으니 무슨 불만이 있겠는가.

머리를 차게 식히고 몇 번을 생각해도, 정말 진심으로 이리 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지금의 분노가 냄비처럼 식어버리지만 않는다면 12년의 감옥생활은 그 개새에게는 유일한 보호막이요 생명줄일 것이다. 허나 우리가 또 금방 잊어버리고 눈감아 버리면 12년이 아닌 120년의 형량으로도 우리의 어린 아이들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그 개새가 나오는 그 날까지 잊지 않도록 벽이라도 보고 욕을 해야 겠다. 온 국민의 이 간절한 염원이 기적을 이뤄내어 아이의 몸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기를 빌고 또 빌어야겠다. 

by amapola | 2009/09/30 14:28 | 일상다반사 | 트랙백

김대중 대통령 분향소 다녀온 날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에 다녀온 게 엊그제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한 해에 두 번씩이나 국상을 당할 수 있는지 참담한 마음으로 여의도로 향했다. 시청 광장의 분향소가 가깝고 편하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운구가 모셔진 곳으로 가고 싶어 먼 길을 택했다. 어차피 앞으로는 국상이라 해도 조문갈 일이 없을 테니.

한낮의 태양이 작열하는데 햇살을 가려 줄 천막은 한창 작업중인지라 반은 땡볕에서 반은 천막에서 한참을 서 있어야 했다.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참 많았는데 조금 걱정도 됐다. 장소가 널찍하다 보니 노대통령 때처럼 공기 탁한 지하철역 안에서 몇 시간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할 일은 없었다. 그 때 생각을 하니 또 화가 치민다. ㅅㅂㄻ 들.  

역시나 영정 속의 대통령은 인자하게 웃고 계신다.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시절조차 참 소탈하고 서민적인 느낌이었다면, 김대중 대통령은 전설처럼 들려오는 엄청난 학식과 명석함으로 경외감을 자아내는 분이셨다. 내가 생각하는 완성형 사상가들의 초상과 비교할 때 낯설만큼 편안한 웃음이었다. 절을 올리고 싶었는데 묵념만 허락됐다. 시간과 여건이 여의치 않아 그리 했겠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왠지 내가 해야 할 예를 다 못 한 것 같은 찝찝함에 마저 합장을 하고 짧게 빌었다. 이제 다 내려놓고 부디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도저히 자신이 없어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평생을 사신 당신은 정말 큰 사람이셨습니다.    

한국에서 IMF가 터졌을 때 나는 유학 중이었고 국가의 위상이 실추된다는 게 무얼 의미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한국 학생들을 돕기 위한 긴급 XX 등등이 여기 저기 생겼고, 교수들의 격려에 되려 힘이 빠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걱정해 주는 일본 친구들 보기 참 민망스럽고... 김대통령의 노벨상을 수상에는 한 마디로 으쓱~으쓱~이었다. 뭐 노벨상 수상이 대대적으로 광고되는 것도 아니고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 어쨓든 알만한 교수나 친구들은 모두 한 마디씩 축하의 말을 잊지 않았다. 한국 학생들이 모이면 내가 상 받은 것도 아닌데 왜 나한테 축하야 하는 모처럼의 기분좋은 하소연이 오갔고.
나중에 한국에 들어와 노벨상에 대해 음해하는 말을 듣고 정말 까무러칠 뻔 했다. 특정 지역에서 반대 청원이 빗발쳤다는 말에, IMF때 만리 타향에서 한국인이기 때문에 느꼈던 자괴감보다 수백배는 더한 자괴감을 느꼈다. 왜 대한민국이 이것 밖에 안 되는 것일까?

한국판 정관의 치를 펼쳤던 두 대통령의 서거에 우리나라 국운의 반이 떨어져 나간 기분이다. 두 분이 평생을 바쳐 지키고 염원해 온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이 빛의 속도로 멀어져 가는 걸 이렇게 멀거니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인가.
돌아가시면서까지 우리를 위해 마련해 준 마지막 선물은 고마움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들로 인해 내 팽개쳐지게 생겼고. 도무지 땅 파고 국민들 잡아들이는 것 말고는 참으로 소심하기 짝이 없구나, 주어가 없는 그 누구는. 말로는 최고의 예우네 국장을 운운하지만, 결국 뒷통수 후려갈기는 건 여전하네. 지난번에는 버스 둘러치기와 플라스틱 만장으로 큰 웃음을 주더니 이번에는 노제도 없는 기괴한 6일장에, 초청장에 친서논쟁에...

日暮途遠... 무엇이 그리 급하고 무서워서 순리를 역행하려 하는가?

by amapola | 2009/08/21 21:30 | 일상다반사 | 트랙백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