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의 마법 아이템 중 갖고 싶은 것 best 5


해리포터가 끝났다. 롤링 여사께서 후속편을 계획 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암튼 현재로서는 마침표. 예전엔 로마인 이야기가 그랬고, 최근엔 해리포터가 있었고, 매년 한권씩은 나온다는 보장에 기다리는 즐거움이 쏠쏠했는데, 그리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제는 무얼 기다려야 하나. 

7편의 해리포터 속에는 갖고 싶은 마법 아이템이 한보따리다. 무엇하나 탐나지 않는 것 없는 그 많은 아이템 중에서도 꼭 다섯 개만 꼽자면, 뭐가 될까?  

No. 1. 펜시브
펜시브가 처음 등장한 게 불사조 기사단이던가. 처음에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그러나 두 번 세 번 그 쓰임을 보면서, 우와 정말 저 대야 하나 있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해졌다. 하루에도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때로는 정말 간절히 잠시 잊고 나중에 생각하고 싶어도 들러붙어 놔주지 않는 걱정거리, 고민, 기억들을 잠시 분리시켜 낼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만병통치약이 어디 있을까.  
온갖 생각과 기억을 저장하고 보여주는 이 마법의 대야가 내 손에 들어온다면...제일 먼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모든 일에 대한 걱정들을 덜어 놨다가 그 일이 일어나면 그때 꺼내보며 생각하겠다. 그렇게 되면 카드 결제일 전날까지는 행복지수가 급상승 하겠군. 후회스런 일들도 당연 꺼내놔야지. 부끄러운 기억도. ...근데 이러다 머리가 텅 비는 건 아닐까?         

No. 2. 스니코스코프
인심 좋은 해리포터의 신이 펜시브 말고 하나 더 준다고 한다면, 스니코스코프를 외치겠다. 아즈카반의 죄수에서부터 나왔던가. 믿지 못할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빛을 내며 회전하는 유리팽이. 이것 하나만 있으면, 세상 사는 데 아무 것도 두렵지 않은, 천하무적 로보트 태권 V가 부럽지 않겠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아무 의심없이 먹고 마시고 믿고 사랑하고 머리 안 쓰고 행복하겠다. 이것 하나만 있으면, 사업은 나날이 번창하고 내 인간성은 점점 좋아지며 좋은 사람들과 아름답게 천수를 누리겠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하나, 모든 사람이 이 팽이를 갖고 있는 세상은 과연 어떨까? 행복할까, 아님 지옥일까? 뭐 어쨓든 좋아. 나는 꼭 하나 필요해!

No. 3. 부엉이
참 신통방통하기도 하지. 최첨단 현대과학으로도 달성하기 힘든 100% 위치추적에 메시징, 택배 기능까지. 우편번호, 주소 찾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각종 부가요금 없고, 공해 전자파 발생 안 시키고, 유지관리비 적게 들고.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해도 부족할만큼 장점이 많은 녀석이다. 
요 보물덩어리 부엉이만 있다면, 너무 오래되어 연락할 방법이 끊긴 사람들을 찾아 놀래켜주고 싶다. 별로 수고스럽지 않게 소중한 사람들을 더 많이 챙길 수도 있을 것 같다.    

No. 4. 펠릭스 펠리시스
혼혈왕자에서 슬러그혼 교수가 해리에게 상으로 준 행운의 약. 해도해도 너무한다 싶은 정말 말 안 듣는 행운이란 녀석을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다면, 까무러치게 좋겠지. 12시간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딱 10분만 운이 내 편이었으면 싶은 때가 한두번이 아닌데 그게 뭐 대수랴? 그나저나, 시도 때도 없이 쓰고 싶어질 텐데, 어떻게 참는담?  
 
No. 5.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
다른 아이템이 모두 나에게 있다면 아마 이걸 쓸 일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헤르미온느처럼 더 많은 공부를 하기 위해 이걸 쓰는 일은 결코, 절대 없을 것이고. 왠지 모르지만 내 과거를 돌리는 일도 별로 없을 것 같다. 바로 잡을 게 없어서가 아니라 그래봐야 별 차이 없을 것 같아서.
이 시계가 손에 들어온다면 그럼 무얼 할까? 딱히 뭘 하겠다라는 생각보다 우선 마음이 든든할 것 같다. 정 안 되면 나에게는 이 비장의 시계가 있다라는 안도감. 펠릭스 펠리시스가 무한리필 되는 것과 맞먹는 마법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뭐 또 궁금했던 역사의 현장을 다녀올 수 있는 재미도 있겠다. 공룡이 왜 죄다 죽은 걸까, 경종은, 정조는 어떻게 죽은 거지? 이차돈의 목에서는 정말 흰 피가 솟았을까?  


아깝게 빠진 것, 투명망토. 장담컨데 내가 조금 젊었더라면, 분명 순위권에 들었을 게다. 이걸 쓰고 금지된 곳도 다녀보고 무엇보다 한국은행에 들어가서 해야 할 일도 좀 있고. 상상만 해도 얼마나 짜릿한가!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이걸 뒤집어 쓰고 다니기 귀.찮.다. 이미 볼 것 다 봤고 알 거 다 아는데 이걸 쓰고 들어가봐야 할 만큼 궁금한 곳도 없고.  
지팡이. 사용할 능력만 있다면야 정말 좋겠지. 호그와트 비밀지도도 탐나지만 호그와트 전용이므로... 가고자 하는 곳에 맞춰 움직이는 계단, 죽어도 죽지 않는 초상화. 다 모두모두 갖고 싶은 것들.  

마법과 판타지에 대한 무한편애모드 속에서도 해리포터가 유독 각별했던 것은, 상상도 잘 안되는 환상으로만 버무려진 것이 아닌, 손에 잡힐 듯 그려지는 소소한 일상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차장이 되어버린 꽉 막힌 도로에서 차에 날개가 돋아 날아갈 수 있었으면하는 생각, 뭔가를 잊어버리면 저절로 경고를 해주는 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 한번쯤 안 해본 사람이 어디 있을까? 평소 꼭 원했던 것들이 구현된 놀라움, 반대로 우와 이건 진짜 있다면 대박이겠는데 하는 감탄. 수년간 해리포터에 빠질 수 밖에 없었는 즐거움이다. 도대체 그런 대박 아이디어들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전기 끊긴 다락방, 필요가 가득한 현실의 반대급부인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상상력은 이모쯤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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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apola | 2008/04/06 21:16 | 일상다반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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