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1월 16일
쌍화점과 브람스, 우유에 밥 말아먹는 맛?
영화는 재밌게 봤다. 배우들 연기도 좋고, 영상도 유려하고, 음악도 좋았고.
그런데 생뚱맞은 브람스의 교향곡은 .....좀 아쉽다. 영화 잘 보고 있다가 갑자기 확 깨서 타임머신 타고 튀어버린 것 같은 찜찜함이라니. 그 순간의 벙벙함 뿐 아니라 남은 상영시간 동안, 아까 그게 브람스였던가 아님 차이코프스키였던가 문득문득 고민까지 했으니 ㅉㅉ
제법 익숙한 우리 노래 '가시리', 역시 우리 노래지만 이제껏 한번도 들어본 적 없는 '쌍화점'으로 낯설지만 분위기 좋게 다가오다 갑자기, 그렇게 유명한 클래식곡을 빠방~하고 적나라하게 넣었어야 했을까? 애잔한 곡이라 영화에 어울릴 것 같았다면 해금이나 거문고 같은 우리 악기 버전으로 좀 편곡을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서로 다른 옷을 촌스럽지 않게 믹스매치시켜 입으려면 옷감의 소재나 색감 중 적어도 하나는 맞추라고 하던데, 이건 가도 너무 간 것 같다. 음악감독의 미학이 참 독특하군.
사극에는 클래식이 안 어울리는 걸까? 그건 아닌 것 같다.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여인천하>에는 안숙선 명창의 타이틀곡을 비롯 국악도 여럿 사용되었지만 또 클래식 음악도 자주 등장했다. 그레고리안 성가 느낌의 fundamentum이 있었고, 그대로 썼는지 편곡을 했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헨델의 사라방드도 생각난다. 심지어 전혀 클래식이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클래식이었던 것도 있다. 주로 조정에 무슨 문제가 생겨 중종이나 대신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걸어들어오는 장면에서 많이 쓰였던 곡 - 너무 자연스럽게 어울려서 당연히 여인천하 제작진에서 만든 곡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운전하다 클래식 프로에서 흘러나오는 걸 듣고 정말 깜놀했다. 아, 그 때 제목을 놓친 게 정말 아쉽다. 그 이후로 찾아봤는데, 못 찾겠다. 크게 비중있는 곡이 아니어서인지 OST에도 포함이 안 된 것 같고. 바흐나 헨델의 곡일 것만 같은 그 때 그 곡, 네 이름이 무엇이냐?
암튼 '클래식이라서 우리 사극 영화에는 안된다'는 편견을 갖고 본 건 아니다. 단지, 난 너무 안 어울려서 한대 쥐어박고 싶었을 뿐이고...
# by | 2009/01/16 18:01 | 일상다반사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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